들어가는 말
내 비록 장자(莊子)는 아니지만 적어도 장녀(長女)로서 호접춘몽(胡蝶春夢)을 논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은 남들 먹는 만큼 절대 빠지지 않고 잘 먹어대지만 30년 정도 소식좌(小食座)로 살아오면서 가장 배부르게 먹어온 것은 바로 나이가 아닐까 하노라~~
그건 문득 내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 속 엄마 나이보다 지금 내 나이가 더 많단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귀찮은 화장을 하면서 들여다보는 거울 속에서 내 얼굴보다 엄마얼굴이 더 많이 보이는 걸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맨 처음 나이가 들었다고 의식하게 된 계기는 백설기였다. 나는 떡보다 빵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백설기가 그리 반가운 간식이 아니었는데 어라 이게 뭔일이래? 내가 백설기에 콕콕 박힌 서리태콩을 빼먹고 있더이다.
그렇게 싫어했던 콩을 골라먹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것도 잠시, 지금 나는 검은콩을 무지 좋아하는 그리고 다른 콩들과 두부, 두유까지 죄다 좋아하는 ‘콩처돌이’이자 ‘콩성애자’가 되어 버렸단 걸 실감하며 살고 있다.
이런 젼ᄎᆞ로...-내 나이가 포함된- 나이라는 일상적 언어의 의미에 대해 다르게 훑어보기, 새롭게 짚어보기, 깊숙하게 살펴보기를 하면서 나이라는 말을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ᄒᆞᇙ ᄯᆞᄅᆞ미니라.
이은아 연구원
◉ 한국말의 표현능력이 마냥 흥미롭고 경이로운 언어 탐닉자
◉ 인생의 대부분인 한국살이가 아직도 낯설고 서툰 현생 부적응자
◉ 도시출신이지만 뒤늦게 촌 생활을 동경하는 낭만파 철부지
◉ 고용노동부와 국민신문고, 법원용으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초보 작가
◉ 모태신앙 4대째지만 교회들과 목사들을 좀(많이) 싫어하는 편인 기형 크리스천
◉ 생각보다 말이, 말보다 행동이 한없이 느릿느릿한 게으른 몽상가
◉ 그 외:
스스로 ‘구름위를 날아서 beyond cloud’란 인디언식 이름을 만든 구제불능 이상주의자/ 약약강강 반항아/ 자기애 강한 낙관론자/
성악설 및 디스토피아 신봉자/ INTP/ 애니어그램 8번 유형/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