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초록 - 연구의 동기와 목적
2020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나도 ‘주택을 사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다. 2021년 올해에는 전세계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내가 “장차 인구 감소로 주택은 남아돌텐데 주택 구입이 급할 게 뭐냐?”고 했더니 가까운 지인은 지방은 그럴지 몰라도 서울과 수도권에는 일자리를 찾아 오히려 인구가 더 몰릴 거라고 했다. 주택 시장도 서울, 수도권 대 지방으로 양극화로 치달을 거라는 얘기였다. 그 말이 그럴 듯했다. 그러나 확신이 안 섰다. 인구 감소와 기후변화가 현실인 지금, 앞으로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아파트가 각광 받고 지방과 시골 주택은 찬밥 신세가 될 것인가? 그렇다면 어디에 사느냐가 미래 삶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이 아닌가? 나는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지방과 시골에는 우리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증거가 있다. 지방과 시골은 우리 과거 모습을 간직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도 말해주는 듯했다. 이런 지방과 시골이 사라지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사라지는 거고 우리가 자연과 연결돼있음을 알려주는 공간을 대부분 잃어버린다는 의미라고 이해되었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앞으로 10년 후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소득 양극화, 기술발전에 따라 주거 양식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전망하는 글이다. 내 관심사 밖인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아파텔 등-의 변화에 대해서는 잘 몰라 제외했다. 대신 현재의 집합건물을 대신해 적은 비용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 대안 주거 양식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집은 사람을 어떻게 만들며 집이 어떤 곳일 때 사람이 다른 생명과 자연을 망가뜨리지 않을지에 대해 썼다. 나보다 먼저 이 문제를 생각한 선배님들의 답을 많이 참고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주거 양식에 관한 선배님들의 생각 중 내가 관심 있는 내용만 뽑았다.
주거 양식의 변화를 전망할 때 내 가치관(예를 들면 위 글의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것)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고정관념이나 시각의 치우침(객관성의 결여)이 한편 걱정됐으나 도시화의 장기적 결과를 걱정하는 내 시각이 비현실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시각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도시화를 대세로, 기정사실로, 바꿀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족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덧붙여 말하면 우리나라 주류 언론은 우리나라 토건족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므로 주거 양식의 변화를 싫어한다. 아파트 광고가 끊기면 우리나라 주류 언론의 수명이 다하기에 우리나라 주류 언론은 아파트 가격 하락을 말할 수 없고 시민들은 변화에 대한 소식과 단절된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른 주거 양식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다. 그래서 기대된다. 앞으로 주류 언론에까지 등장할 주거 양식의 변화가. 다양한 혼종들의 탄생이.
이 선 경 연구원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중년의 연구원입니다. 인문과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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